빚투·전세사기 직격탄…회생 내몰린 2030

입력 2023-11-07 18:20   수정 2023-11-08 02:55

22년간 미용실을 운영해온 A씨(59)는 경영난과 빚 부담을 견디지 못해 최근 법원에 회생 신청을 했다. 그는 코로나19 확산 여파로 손님이 줄어들자 대출을 받아 버텼다. 하지만 일상 회복 후 경쟁 매장이 우후죽순 생기면서 실적을 회복하지 못했다. 살던 집까지 팔았지만 끝내 빚을 갚지 못하게 되자 회생을 위해 법원을 찾았다.

A씨처럼 회생 절차를 밟는 사람이 올 들어 급증하고 있다. 7일 법원행정처에 따르면 올해 1~9월 접수된 개인회생 신청은 9만437건으로 지난해 전체 기록(8만9966건)을 앞질렀다. 현 추세라면 회생 신청이 가장 많았던 2014년(11만707건)을 넘어 사상 최대치를 경신할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19 사태로 직격탄을 맞고 정부 지원 등으로 버텨오던 자영업자들이 무너지는 사례가 잇따르는 가운데 청년들의 회생 신청 행렬까지 길어지고 있다. 개인회생 신청자 중 30세 미만 청년 비율은 2020년 10.7%에서 2021년 14.1%, 지난해 15.2%로 계속 상승하고 있다. 암호화폐·주식 ‘빚투’ 실패와 전세사기 등으로 좌절하는 청년이 적지 않음을 고려하면 올해 이 비율은 더욱 높아질 것으로 추정된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6월 말 기준 39세 이하 금융채무 불이행자(신용불량자)는 약 23만 명으로 지난해 말보다 1만7000명 증가했다. 서울회생법원 개인파산관재인 출신인 이정선 법률사무소 건우 대표변호사는 “특히 소시에테제네랄(SG)증권발 주가 폭락 사태 이후 회생 관련 상담 문의가 많아졌다”며 “경제활동을 꾸준히 해온 개인투자자들은 경제활동이 완전히 제한되는 파산보다 채무 변제를 동시에 할 수 있는 회생을 택하는 것이 유리하다고 판단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코인 활황기’인 2020년 투자를 시작한 B씨(24)는 빚투 끝에 회생을 신청한 사례다. 그는 투자 초기 소액으로 큰 수익을 내자 대출과 신용카드 현금서비스까지 받아가며 대규모 자금을 동원해 추가 투자에 나섰다. 하지만 그 후 암호화폐 가격이 급락해 손실이 눈덩이처럼 커지자 전세대출금으로도 감당하지 못하는 상황에 처했다. 금융권에서 대출을 받기 어려워지자 그는 결국 올해 회생 절차를 밟았다.

전문가들은 급증한 회생 신청이 개인 파산으로 전이되는 사태를 우려한다. 올해 1~3분기 개인파산 신청 건수는 3만1009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3만1026건)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경기 침체와 고금리가 장기화할 경우 개인 파산마저 급증 추세를 보일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박시온/민경진 기자 ushire908@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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